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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K 촛불로 밝힌 이색적인 식당

작성자 관리자(ip:)

작성일 2020-10-26

조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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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회나무길 안쪽 골목에는 간판 없는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식당에는 길고 큰 원목 테이블이 하나 놓여져 있고, 그 위에는 마치 해리포터 호그와트처럼 촛불이 켜져있습니다. 이곳은 바로 청년사업가 장진우 대표가 운영하는 식당인데요.


장 대표는 각각 콘셉트가 다른 식당 여러 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식당들 때문에 평범한 주택가 뒷골목이 누구나 거닐어보고 싶은 '핫플레이스'가 되었어요. 그 중에 그랑블루는 재즈 사운드가 울려퍼지는 바닷가 낡은 창고를 떠올리게 하는 지중해식 해산물 레스토랑이에요.


그랑블루는 바닷가 낡은 창고처럼 내부도 벽돌로 둘러 쌓여있고 어두컴컴해서 이국적은 느낌이 듭니다. 식당에는 하나의 큰 테이블만 놓여 있어서 처음보는 낯선 사람들이 그 곳에 옹기 종기 모여 식사를 하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됩니다. 2인, 4인 테이블에 앉아 일행들끼리만 식사를 하는 일반 레스토랑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죠.


장진우 대표는 말합니다. "테이블에 초가 켜지면 비로소 파티가 시작됩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식탁 위에 둔 촛불과 꽃은 먹는 행위를 아주 로맨틱하고 낭만적으로 만들어주죠. 그런 것들이 더해지면 똑같은 음식도 더 맛있게 느껴져요."

낯선 사람들이 하나의 테이블에서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힘은 바로 조명에 있습니다. 그랑블루는 촛불을 조명으로 사용해 전반적으로 어두컴컴한데, 이 점이 오히려 모르는 사람들 간의 경계를 허물고 식당 전체의 분위기를 로맨틱하게 만들어줍니다.


다소 어두운 조명이 아늑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2000K는 식당 조명으로 하기엔 상당히 어두운데요. 음식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아니나다를까 장 대표는 포토그래퍼 출신입니다. 사진을 찍으며 빛의 강약과 색온도를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방법을 익힌 그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는 탁월한 감각을 식당에도 적용한 것입니다.

장 대표는 영화감독에게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는데요. "영화감독 우디 앨런이 제게 큰 영감을 줬어요. 그의 영상을 보면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노란 필터가 끼워져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느낌을 이 식당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그랑블루는 촛불을 조명으로 사용해 모르는 사람들 간의 간격을 허물고 식당 전체의 분위기를 로맨틱하게 만들어 줍니다. 음식은 입보다 눈으로 먼저 맛 본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촛불이라는 빛을 선택한 것이죠.

그 결과 이 식당에는 여자 친구들에게 특별한 분위기를 선사하고 싶은 남자들의 예약 행렬이 줄을 잇는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식사한 사람들은 저마다 따뜻하고 로맨틱한 추억을 간직하고 떠납니다. 빛의 색온도 하나로 음식의 맛도 배가시키고 손님들에게 추억까지 선사하는 식당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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